조선시대 선박 인양과정서
고려청자 다발·목재 닻 수습

1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태안 마도 해역 수중발굴 조사성과' 기자간담회에서 음파탐사 중 발견된 청자 다발이 공개돼 있다. 뉴스1
바닷속 타임캡슐이 다시 한번 열렸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10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태안 앞바다에서 지난달 인양을 마친 '마도4호선'의 발굴 성과를 공개했다.
마도4호선은 2015년 수중에서 처음 발견된 조선시대 선박이다. '나주광흥창'이라 새겨진 목간 60여 점과 공납용 분청사기 150여 점이 발견돼,이 선박이 전라도 나주에서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마포)으로 향하던 중 침몰한 조운선임을 알려줬다. 분청사기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이 선박은 1420년께 침몰한 것으로 밝혀졌다.
침몰 600년 만에 물 위로 꺼내 올려진 마도4호선은 조선시대 독특한 조선 기술을 보여준다. 선체 앞부분과 중앙에 각각 돛대를 설치한 '쌍돛대' 구조를 갖추고 있어 돛대 하나를 사용한 고려시대 선박과 차이를 두고 있다. 두 개의 돛대를 통해 항해 속도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목재를 가로로 배열하고 작은 나무못을 다수 사용해 선체를 정밀하게 연결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특히 선체 수리에 쇠못을 사용한 흔적도 발견됐는데,이는 우리나라 고선박에서 쇠못이 확인된 첫 사례다.
더 중요한 성과는 10년 만에 새로운 난파선의 흔적을 찾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주변 해역 잠수 조사를 통해 12세기 중반(1150~1175년경)에 제작된 고려청자 다발 2묶음 87점,목제 닻과 화물받침목(통나무)을 발견했다. 유물 구성과 양상이 기존 마도 1·2선과 유사해 새로운 고려 난파선인 '마도 5호선'의 존재를 짐작하게 한다. 고려청자 전문가인 한성욱 민족유산연구원장은 "압출 양각 기법으로 제작된 이 청자들은 팽이 형태 잔과 삿갓형 소완 등 12세기 유행을 반영한 것으로,고려 시대 중하급 관리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향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