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90개국에서 400회 이상의 연주를 한 음악인이자 문화홍보외교사절 배일환을 만나 음악과 봉사,골프 이야기를 들었다.

배일환이 기획,운영,연주까지 총괄하는 뷰티플마인드 콘서트.
문화외교사절로 12년간 사용한 외교관 여권 선생님에게 골프는 어떤 의미인가요?제가 골프를 제대로 시작한 건 귀국한 1993년부터예요. 홀인원도 두 번 하고 베스트 스코어가 76인데 오래전 이야기고,요즘은 보기 플레이 겨우 합니다. (웃음)제가 요즘 잘 쓰는 단어가 존버예요. ‘존중하며 버티자.’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버티는 것처럼 중요한 게 없고 그렇게 한다면 또 안 되는 게 없어요. ‘내가 정말 때려쳐야지’ 하다가도 어쩌다 한 번 잘 맞으면 ‘야 이거 드디어 싱글을 가는구나’ 하다가 또 안 맞죠. 교만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겁니다. 음악도 인생도 다 그렇지요.선생님이 주장하시는 ‘GWMC’가 뭔가요?GWMC는 Golf,Wine,Music,Charity의 약자로 제가 좋아하고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입니다. 골프를 좋아하고 와인을 즐길 정도로 마시고,흥도 빠질 수 없으니 음악이 중요하죠. 마지막이 채리티입니다.여기서 와인을 빼면 골프,뮤직,채리티는 우리 인생에서 정말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죠. 특히 골프를 즐기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은 골프와 음악을 통해 채리티를 함께 하신다면 더욱 값진 보람을 느낄 것입니다.유대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기부 통장을 따로 만들어 기부를 일상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교육시키죠. 저희 부모님께서도 ‘우리가 남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졌다면 신의 축복이다. 세상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래서 나눔이 하나의 생활 습관이 됐어요.문화외교사절로 해외 활동을 많이 하셨죠? 뷰티플마인드,학교에서 함께 하는 채리티,굿 뮤지션스 활동으로 해외를 다녔습니다. 해외 봉사 연주 성격에 맞춰서 후원사들이 있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선생님들이 자비로 참여하십니다. ‘우리가 우리 돈 내서 여행도 가는데 여행도 할 겸 가자. 골프도 치고 음악회도 하고,또 채리티 기부도 하고 봉사도 하자’고 설득하죠.이 프로그램은 여행 상품으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참여하신 선생님 후원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까 20년 동안 지금까지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존버예요. 꾸준히 20년째 하니까 90개국을 다녔죠. 연주회만 400회가 넘었습니다.가장 감사한 것은 문화외교사절로서 외교관 여권을 12년 넘게 갖고 다녔던 거예요. 해외에서 채리티 활동을 하려면 악기와 물품 들을 많이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세금 없이는 통과를 안 시켜줍니다. 외교관 여권이 있으면 프리패스가 되기 때문에 각 나라에서 협조를 잘 해줘요. 보통 임명 기간이 1년에서 길어야 2년인데,제가 12년하고도반년을 했으니 최장수일 것입니다.정부에서 우리 뷰티플마인드의 음악회를 와 보고 감동을 받아서 안 풀리던 외교 안건이 풀렸습니다. 그런 것이 진정한 문화외교가 아닌가요.
해외 채리티 활동 중인 배일환. 뷰티플마인드는 어떤 단체인가요?
저도 ‘내가 잘해서 사람들 앞에 돋보여야지’ 하는 보통 음악인들의 습성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EBS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장애인들이 연주하면서 행복해하는 모습과 그들이 내는 삐삐빽빽 소리가 너무도 순수한 천상의 소리라고 생각되더라고요. 이 순수한 음악을 나 혼자 듣기 아까워서 뷰티플마인드를 만들게 됐습니다.
EBS 프로그램이 있은 지 1~2년 뒤,제가 스탠퍼드 방문 학자로 가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2004년 당시에는 SNS도 없었는데,커뮤니티 게시판에 ‘무료 연주,이대에서 온 누구입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저의 진정성을 알아봐 주셨는지 레슨과 연주를 이어가고,양로원과 장애인 시설에서도 함께 연주하게 됐습니다. 한 사람이 시작하니 또 다른 사람이 동참하면서 자연스럽게 네트워크가 만들어졌고,후원도 이어진 거죠. 그때부터 ‘익스펙트 너싱 인 리턴(Expect nothing in return)’이라는 표어가 생겼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그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20년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뷰티플마인드는 외교부 장관을 역임하셨던 김성환 이사장님을 필두로 이사진 30명과 함께합니다. 제가 총괄이사이다 보니까 음악,기획,후원 등 두루 챙겨야 합니다. 저는 실무자이면서 연주자이기도 하고,기획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골프와 음악,채리티는 어떻게 연결되나요?
많은 사람들이 골프는 혼자만의 게임이라고 말합니다. 그것도 맞는 얘기입니다만,저는 음악과도 잘 연계해 봅니다. 우리가 독주를 하면 혼자 하는 거죠. 그런데 3중주나 협연 같은 실내악은 협업입니다. 피아노 반주 없이 어떻게 연주가 잘 되겠어요? 그 협업자가 동반자이기도 하고 캐디이기도 합니다. 클럽과 악기도 똑같잖아요. 아무리 비싸도 나랑안 맞는 악기가 있습니다.
뷰티플마인드가 캘리포니아의 부유층 가정에서 채리티 콘서트를 열고 많은 후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숙식도 제공받고 골프 라운드에도 초청을 받았죠. 직접 카트를 몰고 라운드를 할 수 있게 배려해 주셨습니다. 전 세계 골퍼들의 버킷리스트인 ‘페블비치’였는데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음악을 통해 진정한 부자들과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그리고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함께 아우를 수 있겠구나. 모두가 함께할 수 있겠구나’ 하고요.
해외에서 봉사하면서도 하루 시간을 내서 치는 골프는 정말 즐거워요. 스리랑카에서 대통령 초청으로 음악회를 마치고 골프를 치는데,골프장 안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거예요. 바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차가 지나가는 골프장,로열 콜롬보 골프 클럽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요?
며칠 후 자카르타로 떠납니다. 10년 전에 시작해 싱가포르 정부의 매칭 펀드를 받고 있는 ‘뷰티플마인드 인 싱가포르’부터 ‘뷰티플마인드 인 인도네시아’까지,각 국가별 독립 단체로 운영되며 좋은 선생님들과 함께 음악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또 올해는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조인트 콘서트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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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서 음악으로,음악에서 봉사로 넘나드는 그의 이야기는 카페를 장미와 바오밥 나무가 있는 소행성 B612처럼 만들었다. GWMC 골프 와인 뮤직 채리티와 함께,오늘부터 묵묵히 버텨보기로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The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s).’
[writer 이지희]

현재 국가유산디지털보존협회 부회장. 기획자,프로듀서,마케터 등으로 문화예술계 다방면에서 일했다. 베스트 스코어 2 오버 기록을 가진 골프 마니아로 골프와 사랑에 빠진 예술인들의 활동과 에피소드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