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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AI 핵심기지 브리스톨 ‘이삼바드-AI’ 현장을 가다

Mar 25, 2026 IDOPRESS
영국 국가 대표 컴퓨팅 자원 유망 스타트업에 무료 개방

영국 국가 대표 컴퓨팅 자원


유망 스타트업에 무료 개방

영국 런던에서 서쪽으로 약 2시간 브리스틀 외곽에 위치한 국립 복합재 센터(NCC). 겉보기에 평범한 대형 창고처럼 보이지만,내부에는 영국의 디지털 미래를 책임질 가장 강력한 병기인 ‘이삼바드(Isambard)-AI’ 슈퍼컴퓨터가 자리하고 있다. 아시아 언론 최초로 영국 AI 인프라 심장부에 직접 들어가 봤다.

이 시설의 이름은 19세기 영국 산업혁명을 이끈 천재 엔지니어 ‘이삼바드 킹덤 브루넬’에서 따왔다. 브루넬이 철강으로 현수교를 만들어 다리의 패러다임을 바꿨듯,영국은 이삼바드-AI를 통해 AI 인프라의 패러다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영국 브리스틀 이삼바드AI. 가장 놀라운 점은 ‘속도’다. 현장에서 만난 사이먼 매킨토시 스미스 센터장은 “우리는 건물을 짓는 데 2~3년을 허비할 여유가 없었다”면서 “부지 조성부터 가동까지 단 14개월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약 5500개의 엔비디아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이 장착된 검은색 랙(Rack)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 시스템은 영국 내 다른 어떤 슈퍼컴퓨터보다 10배나 빠르며,전 세계 순위 1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미스 센터장은 “AI만 전용으로 하는 슈퍼컴퓨터는 이삼바드AI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가 약 3억 파운드(약 50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이 인프라의 핵심은 ‘실속 있는 지원’이다. 사이먼 센터장은 이삼바드-AI가 특정 빅테크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영국 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SME)들은 정부 보조금을 통해 이 강력한 자원을 ‘무료’로 할당받을 수 있다. 클라우드 임대 비용이 없어 파산 위기에 몰리는 스타트업들에게 국가가 직접 연산력을 공급해 ‘컴퓨팅 평등’을 실현하는 구조다.

사이먼 매킨토시 스미스 센터장. 이삼바드-AI가 낳은 최고의 자식 중 하나는 AI 신소재 설계 스타트업 ‘커스프(Cusp)AI’다. AI를 통해 신물질을 개발하는 업체로,창업 1년만에 14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사이먼 센터장은 “AI는 인터넷만큼이나 파괴적일 것”이라며 “우리는 단순히 기술을 빌려 쓰는 나라가 아니라,스스로 설계하고 키워내는 나라가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데이터 센터 내부의 소음은 생각보다 작았다. 팬이 돌아가는 소리 대신 파이프를 흐르는 물소리가 들렸다. 이삼바드-AI는 전면 ‘직접 수랭식(Direct Liquid Cooling)’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차가운 물이 프로세서 위의 금속판을 직접 통과하며 열을 뺏는다.

심지어 이곳에서 나오는 뜨거운 물은 버려지지 않는다. 사이먼 센터장은 “이 온수를 인접한 대학 건물의 난방으로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기술과 환경이 공존하는 ‘그린 AI’의 실체를 보여주었다.

이삼바드AI를 설명하는 스미스 센터장. 사이먼 센터장은 “정부 투자가 3억 파운드(약 5000억 원)에 달하지만,이를 통해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는 투자액의 20~30배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백신 개발이나 에너지 효율적인 풍력 발전 설계 등 이삼바드 AI가 내놓는 결과물들은 영국의 국가 경쟁력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이먼 센터장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다. “미래에는 AI 인프라에 투자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두 단계의 등급으로 나라가 나뉠 것”이라고 했다. 영국은 규제에 앞서 지원을 택했고,거창한 건축물에 앞서 실질적인 연산 성능을 택했다.

브리스틀 = 강영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