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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작가가 완성한 색실의 우주…갤러리 후암 박재숙 개인전

May 12, 2026 IDOPRESS
갤러리 후암 ‘손공자수展’ 규방 공예 넘어 독창적 조형 세계

갤러리 후암 ‘손공자수展’


규방 공예 넘어 독창적 조형 세계

서울 용산구 갤러리 후암에서 열리는 박재숙 작가의 개인전 ‘손공자수展’에서 전시되는 작품들. <갤러리 후암> 손공수예가 박재숙(96)의 개인전 ‘손공자수展’이 서울 용산구 갤러리 후암에서 열리고 있다.

손공은 솜을 둥글게 감은 뒤 색실로 기하학적 문양을 수놓는 전통 수예 기법이다. 중국에서 시작돼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과거에는 궁중 여성들의 놀이 공이나 규방 예물로 사용됐다. 둥글게 끝없이 이어지는 공처럼 원만한 삶과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1930년생인 박 작가는 1960년대 일본인 전통기술 전승자에게 손공을 배운 뒤 독학으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전통 기법 위에 다채로운 색채와 독창적 문양을 더하며 60여년간 손공의 아름다움을 연구해왔다.

전시장에는 콩알만 한 크기부터 축구공 크기에 이르는 다양한 손공 작품이 걸렸다. 그의 작품은 원형의 구조가 빚어내는 신비로운 균형,선이 교차하며 형성하는 조화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는 봄·여름·가을·겨울 네 계절의 흐름에 따라 구성됐다. ‘봄’에는 처음 실을 감던 설렘과 생명의 온기를,‘여름’에는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 에너지를 담았다. ‘가을’은 세월이 쌓인 정교한 밀도를,‘겨울’은 오랜 정진 끝에 완성된 존재의 정수를 표현한다.

박 작가는 “60년 전 처음 색실을 손에 쥐었을 때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울림이 마음속에 피어났다”며 “한 올 한 올 이어가는 손공자수처럼 삶도 그렇게 조금씩 완성돼 왔다”고 말했다. 갤러리 관계자는 “한 줌의 솜과 색실이 계절이 되고 삶이 되는 여정을 천천히 거닐어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5월 1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