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 "정치·시사 대신 사람 이야기 전해요"

Nov 21, 2025 IDOPRESS
MBN '데이앤나잇' 맡아생애 첫 토크쇼 진행 나서매거진 편집부 콘셉트 채택인물의 삶을 커버스토리로"진심과 억울함 경청할 것"

MBN '데이앤나잇' 맡아


생애 첫 토크쇼 진행 나서


매거진 편집부 콘셉트 채택


인물의 삶을 커버스토리로


"진심과 억울함 경청할 것"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세트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김주하 특임상무. 프로그램의 기획·세트 구성·출연자 섭외까지 직접 참여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MBN

"처음으로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에요."


김주하 앵커(MBN 특임상무)가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에 도전한다. 그는 신작 토크쇼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첫 방송을 앞두고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아무도 안 봤으면 좋겠다. 그런데 시청률은 잘 나오면 좋겠다"며 부담과 기대를 동시에 토로했다.


20년 넘게 '뉴스 앵커 김주하'로 살아온 그는 22일 첫선을 보이는 '데이앤나잇'에 대해 "뉴스로부터의 일탈이 아닌,뉴스 데스크 바깥의 내 본모습을 더 보여주는 자리"라고 말했다.


데이앤나잇은 매거진 편집부 콘셉트의 정통 토크쇼다. 김주하는 '편집장',문세윤·조째즈는 '에디터'로 등장해 매회 한 인물의 삶을 깊이 들여다본다. 세트는 실제 잡지사처럼 회의실,포토월,커버 촬영 공간까지 갖춘 구조로 꾸며졌다.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인 만큼 초기 기획부터 세트 조명의 색감과 질감,질문의 결,게스트 섭외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김주하는 이 공간을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잡지 한 권의 커버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부터 뉴스 진행을 이어온 그는 "기존 뉴스·시사 진행과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고 했다. "그동안 시사프로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때는 길어야 1시간 동안 정해진 주제로 이야기했지만,데이앤나잇에서는 3~4시간 동안 온전히 인생을 이야기한다. 전혀 모르는 이야기가 갑자기 나올 수 있고,그걸 자연스럽게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자신에게 익숙한 시사 토크쇼로 기획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TV가 유튜브와 경쟁하는 시대에 기존 시사 방식으로는 승부가 안 된다고 판단해 방향을 틀었다. 그는 "MBN에는 정통 토크쇼가 거의 없다. 누구든 와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새로운 도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치·시사 대신 '사람 이야기'를 중심에 둔 이유다.


가장 큰 난관은 출연자 섭외였다. 그는 "김주하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다들 '독한 여자에게 발릴까 봐' 걱정하더라. 뉴스 앵커 시절 했던 인터뷰 영상을 매니저들이 돌려본다고 했다"고 말했다. 첫 녹화를 며칠 앞두고도 게스트가 정해지지 않아 "피가 말랐다"고 회상했다. 첫 화 섭외를 위해 김동건 아나운서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설득에 나서 허락을 받아냈다. 김주하는 "정말 은인 같은 분"이라며 김동건 아나운서에게 고마움을 거듭 표시했다.


앞으로 섭외하고 싶은 인물로는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을 꼽았다. 그는 "통화 끝에 '언젠가 출연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김주하는 자신의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꺼내기로 했다. 과거 기사화됐던 가정사와 그 이후의 삶에 대해 그는 "내 주변 사람도 나와 비슷한 일을 겪었는데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더라"며 "누군가 먼저 마음을 열어야 상대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 얘기를 하고 내가 먼저 내려놓으면,상대도 '여기서는 내 이야기를 해도 되겠구나' 하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진행자로서 김주하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그 사람의 억울함·진심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누군가를 인터뷰하면 늘 '생활고' '논란' 같은 프레임을 씌우는 데 익숙하다. 나는 그런 걸 절대 넣고 싶지 않다. 그 사람이 책임질 수 있는 말이라면 어떤 이야기라도 그대로 두겠다"고 말했다. 출연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그는 "이 프로그램은 누구든 억울한 일이 있으면 와서 말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첫 녹화 날에는 긴장으로 우황청심환을 먹었다가 졸음이 몰려와 고생했다고 한다. 그는 "뉴스를 20년 넘게 해도 이런 적은 없었다. 그런데 데이앤나잇은 진짜 떨린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갑자기 다른 세계로 떨어진 기분이었다"고 했다. 뉴스 데스크라는 토끼굴을 지나 새로운 세계로 들어선 앨리스처럼,김주하는 이제 낯선 이들의 삶을 탐색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이번 도전이 어떤 이야기를 펼쳐 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첫 회는 22일 오후 9시 40분 MBN에서 방송된다.


[구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