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식 대표 ‘MWC 26’ 현장 기자간담회
‘K-엑사원’으로 소버린 AI 사업 주도
통신·AX 글로벌 생태계로 경쟁력 강화
LG유플러스가 더 이상 ‘국내 내수 통신사’라는 틀에 갇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인프라를 깔고 가입자를 모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음성 인공지능(AI) 기술을 소프트웨어(SW)로 만들어 전 세계에 팔겠다는 ‘정공법’을 택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6’이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기업(Global AI Software Company)’으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홍 대표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구글과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가 장악한 AI 시장에서 통신사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적 우위를 통해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바로 음성(보이스)이다.
홍 대표는 자사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필두로 한 보이스 AI 시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그는 “빅테크들이 범용 AI 모델에서는 앞서 있을지 모르지만 통화 중 발생하는 실시간 음성 데이터와 그 속에 녹아있는 미묘한 감정,맥락 데이터는 통신사만이 가진 독점적 자산”이라며 “이것이 바로 빅테크가 가장 갈구하는 지점이자 우리가 가진 강력한 병기”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통화 데이터를 분석해 가치를 창출하는 소프트웨어 ‘스택’ 자체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제시했다. 글로벌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적 요소가 있는 것보다 반복적인 매출이 가능한 구독형 소프트웨어 스택을 해외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 홍 대표의 핵심 비전이다.
특히 이러한 체질 개선 이면에는 수익 구조에 대한 홍 대표의 냉철한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그는 “현재 통신 사업은 매출이 늘면 비용도 비례해 늘어나는 저수익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해법이 바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 전환이다.
홍 대표는 “전통적인 통신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지만,소프트웨어 사업은 25% 이상 고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 매출 1조원만 달성해도 현재 전체 영업이익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500억원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는 매출 규모라는 외형적 성장보다 매출과 비용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통해 실제 이익 기여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실용주의적 접근이다.
기술적 뒷받침을 위한 인프라 투자도 가속화한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의 ‘K-엑사원’을 기반으로 한 통신 특화 AI 모델을 고도화하는 한편,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보안성이 강화된 소버린 AI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 준공 예정인 파주 AI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AI 컴퓨팅 인프라를 확장하고,고객사의 데이터센터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DBO(Design·Build·Operate) 사업도 본격화한다.
동시에 홍 대표는 국가 기간통신 사업자로서의 ‘기본기’를 수차례 역설했다. 그는 보안과 품질,안전을 단순한 수익의 관점이 아니라 국민 편익 관점에서 양보할 수 없는 필요조건으로 규정했다. 특히 과거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기술 부채(Technology Debt)’를 경계하며 “향후 5년간 정보 보안 분야에 7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인계점을 넘어서는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홍 사장은 “현재 13개 국가에 있는 통신 사업자들과 익시오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1~2개 사업자와 논의 후 내년부터 보다 속도감 있게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고민서 기자]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 전환(AX)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6’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