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대 글로벌 아트페어
아트오앤오 내달 2~5일 세텍서

벨기에 작가 더크 조트의 '초상'. 갤러리 징크
"아시아 도시 중 서울을 처음으로 선택한 것은 한국 문화와 영화,현대미술에 매료됐기 때문입니다."(루마니아 갤러리 '예차' 안드레이 예차 대표)
"대형 상업 아트페어의 대안이자 실험 정신이 강한 아트페어인 만큼 그간의 불문율을 깨고 조각을 걸려고 합니다."(일본 '미사코&로젠' 제프리 로젠 대표)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젊고 혁신적인 아트페어 '아트오앤오(Art OnO)가 다음달 2일 VIP 개막을 시작으로 5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다.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공연이 쏘아 올린 보랏빛 물결이 K아트로 이어지는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대형 아트페어인 만큼 미술시장의 회복세와 아시아 미술 허브로 떠오르는 서울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아트오앤오에는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를 비롯한 전 세계 15개국에서 엄선한 화랑과 기관이 참여한다.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거장들의 신작과 함께 라이징 스타들의 감각적인 작품,비영리 기관들이 내놓은 실험적 프로젝트가 함께 어우러져 동시대 미술의 폭넓은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부산 해운대의 터줏대감인 조현화랑을 비롯해 루마니아 예차 갤러리,러시아 모스크바에 소재한 콘스탄틴 샤이킨,핀란드의 마카시니 컨템포러리,아프리카 탄자니아의 란기 갤러리,태국의 '턱 방콕' 화랑이 올해 새롭게 합류하며 더욱 풍성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하비에르 카예하의 'VERY FEW THINGS'. 아이쇼
조현화랑은 단색화 열풍의 주역답게 일본 모노하 운동의 거장 키시오 스가와 회화를 통해 정체성을 탐구하는 진 마이어슨 2인전을 연다. 가나아트 갤러리는 신체와 음식을 거침없이 표현하며 일본의 차세대 '미술관급 작가'로 부상한 가와우치 리카코의 솔로 부스를 선보인다.
갤러리 바톤은 K아트의 라이징 스타로 손꼽히는 노은주,빈우혁,이재석 등 회화 작가 3인의 작품을 내놓는다. 아라리오갤러리는 권오상,노상호,안경수,안지산,이동욱,임노식,차현욱 등 다양한 작가군을 통해 동시대 한국미술의 저력을 가감 없이 보여줄 전망이다.
학구적인 기획력을 자랑하는 디스위켄드룸은 전속 작가인 김한샘,박지나,루카스 카이저,문민,파블로 벤조,박신영,비타우타스 쿰자 등 7인의 작가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아트사이드 갤러리,드로잉룸,갤러리2,이아,피비갤러리 등 뚜렷한 색깔을 지닌 화랑들이 참여한다.
해외 화랑들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컬렉터들을 사로잡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들고나온다.
3년 연속 아트오앤오에 참여하는 일본 도쿄의 미사코&로젠은 조각가 윌 로건을 내걸며 '아트페어에는 그림을 건다'는 공식을 파괴한다. 동유럽 작가들을 주로 소개해온 갤러리 레이지마이크는 폴란드에서 활동하는 마르친 야누시,세르비아 출신으로 파리에서 활동하는 필립 미라조비치 등 총 6명의 작가를 선보인다. 루마니아 예차 갤러리는 아시아 시장 진출의 첫 관문으로 아트오앤오를 선택했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거장 요시프 키랄리부터 젠티 코리니,마리우스 베르체아,파울 로바스,라우리안 포파 등 젊은 작가군까지 폭넓게 소개하는 '거장과 젊은 작가의 이중 전략'으로 컬렉터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가와우치 리카코 'HE HAS ALL SORTS OF FIRE IN EACH HOLE'. 가나아트갤러리
독일 쾰른과 서울에 거점을 둔 야리라거 갤러리는 자비에 박스터,코린 폰 레부자를 비롯한 유럽 작가 5인을 선보인다. 홍콩과 일본 도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갤러리 '아이쇼'는 하비에르 카예하,미토베 나나에,사토 마사키의 작품을 선보인다. 하비에르 카예하는 특유의 단순하고 유머러스한 왕눈이 캐릭터로 현대 사회의 감정과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작가로 국내 컬렉터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독일 발트키르헨에 위치한 갤러리 징크는 독특한 '초상' 시리즈를 그리는 벨기에 작가 더크 조트와 중력을 거스르는 초현실적인 구도가 돋보이는 스페인 작가 신타 비달,베트남 출신의 독일 활동 작가 민중부의 작품을 통해 유럽 현대미술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제안한다.
포르투갈의 유력 화랑인 두아르트 스퀘이라는 세계적인 작가 줄리언 오피를 비롯해 안드레 부처,에드먼드 브룩스-벡먼,김현진 등 10여 명의 작품을 벽에 걸 예정이다.

송은에서 소개하는 젊은 작가 김지선의 유화 'Do not Leave'. 송은
이번 아트오앤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 기반을 둔 란기 갤러리의 참여다. 유럽이나 북미에 지점을 둔 네트워크형 갤러리가 아닌,아프리카 현지에 밀착한 '토종 갤러리'가 국내 아트페어에 입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흑인 미술의 정수를 보여줄 전망이다.
기존 아트페어의 정형화된 틀을 깨는 아트오앤오는 수십억 원대의 블루칩 작품에 치중하기보다,수천만 원대 중심의 중저가 작품으로 내실 있게 구성됐다. 이제 막 수집을 시작한 MZ 컬렉터부터 저평가된 거장과 라이징 스타를 발굴하려는 안목 있는 컬렉터들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아트페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향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