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업자 20만명대 늘었지만
청년 취업자는 41개월 연속 감소
수시채용·경력직 선호 영향 뚜렷
도소매·제조·건설업 고용 부진
고용률은 62.7% 역대 3월 최고치

[뉴스1] 한국 고용시장이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전체 취업자 수는 두 달 연속 20만명대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미래세대 일자리가 41개월째 줄어들며 ‘고용 절벽’에 내몰렸다.
1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79만 5000명으로 전년 동기 보다 20만6000명 늘었다. 늘어난 일자리의 주역은 60세 이상(24만2000명) 고령층이다.
“중고 신입 아니면 키오스크 쓴다”

지난해 키오스크를 매장에 도입한 스타벅스 [연합뉴스]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4만7000명이나 증발했다.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2022년 11월부터 3년 5개월(41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기업들의 수시 채용 확대와 경력직 선호 현상이 청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청년들이 주로 진출하는 정보통신업과 제조업 부진이 겹치면서 청년 고용률(43.6%)은 하락하고 실업률(7.6%)은 되레 올랐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의 부진도 심각하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11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1만8000명)로 돌아섰고 숙박·음식점업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단순한 경기 불황 때문만은 아니다. 온라인 쇼핑 확대와 매장 무인화,자동화라는 산업 구조의 변화가 사람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의 영향권인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취업자도 넉 달 연속 줄어들며,고학력 전문직조차 기술의 진보 앞에 고용 불안을 느끼는 ‘AI 고용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냥 쉬고 싶어요”… 그냥 쉬는 인구 255만 명 육박
고용의 질이 악화되면서 아예 구직을 포기한 ‘쉬었음’ 인구는 254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1000명 늘었다. 이는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로 이어져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외 변수인 중동 사태는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데이터처는 고용이 경기에 늦게 반응하는 후행 지표인 만큼,향후 유가 상승과 물가 불안이 고용 시장에 미칠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역대 최고 고용률(62.7%)뒤에는 재취업에 나선 은퇴 세대와 갈 곳 잃은 청년 세대의 고통스러운 미스매치가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