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간 외로움을 채워줄 예술은 연극”…‘빅마더’ 출연 조한철·김세환

Apr 22, 2026 IDOPRESS
알고리즘 여론조작 세상 다룬 ‘빅마더’ 언론인 아버지 둔 김세환 기자로 무대 “AI시대에도 연극은 대체될 수 없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25일까지

알고리즘 여론조작 세상 다룬 ‘빅마더’


언론인 아버지 둔 김세환 기자로 무대


“AI시대에도 연극은 대체될 수 없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25일까지

연극 ‘빅마더’ 조연 배우 조한철(오른쪽),김세환. 2026.4.20 [한주형기자] “연극은 숨을 데가 없어요. 조한철하고 자연인 관객하고 만나는 거예요. 인간 대 인간이 만나는,어디에도 숨을 수 없는 예술이죠.”

서울시극단의 연극 ‘빅마더’에서 탐사보도팀 편집장 오웬을 연기 중인 배우 조한철이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연극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그 외로움을 가장 강력하게 채워줄 수 있는 예술”이라며 “AI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도 연극은 대체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극 중 진실을 쫓는 젊은 기자 쿡을 연기하는 김세환도 자리를 함께했다.

‘빅마더’는 프랑스 극작가 멜로디 무레의 작품으로 미국 대선을 앞두고 탐사보도 기자들이 거대한 여론 조작 시스템과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담은 저널리즘 스릴러다. 이준우 서울시극단장의 취임 첫 작품이기도 하다. 조한철은 “연극은 보통 이슈가 생겼을 때 뒤늦게 따라가는 예술인데 빅마더는 시의적절하게 요즘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흥미로웠다”며 합류 계기를 밝혔다. 김세환은 “국가가 국민 모르게 데이터를 수집해 운영하는 위험성을 얘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두 배우는 극의 결말이 단순한 패배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극 중 기자들은 급부상한 정치 세력과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쉽게 빛을 발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조한철은 “비관적이면서도 저런 사람들이 있어서 희망은 남겨놓고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극의 마지막 대사 ‘그들의 목소리는 죽지 않는다’를 환기했다. 김세환은 “누군가는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한다는 경고의 느낌이고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결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연극 ‘빅마더’ 조연 배우 조한철(오른쪽) 김세환. 2026.4.20 [한주형기자] 실제 언론인 아버지를 둔 김세환에게 이번 작품은 각별했다.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그의 아버지는 공연을 보고 “편집국장이 회사 수익을 신경 쓰면서 후배들도 챙겨야 하는 고충이 가장 공감됐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한다. 김세환은 “아빠의 어깨 뒷모습,책상에 앉아 뭔가를 계속 쓰시는 모습들이 이미지적으로 도움이 됐다”며 “진정성 있는 한 문장이 있는 기사를 좋아했는데 요즘엔 그런 글을 찾기가 어렵다고 하셨던 말도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 닿았다”고 말했다.

AI와 알고리즘을 통해 대중을 통제하는 권력이 급부상한 세계를 무대 위에서 연기해낸 두 배우는 현실에서도 이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갖게 됐다고 토로했다. 조한철은 “음악 추천 알고리즘이 잊었던 곡을 귀신같이 찾아주는 건 편리한데 내 의지와 상관없는 일이라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며 “훌륭하다 하다가도 무섭다는 감정이 아직 정리가 안 됐다”고 했다. 김세환은 “점점 인간이라는 존재가 귀해짐을 느끼고 있다. 편리함은 생기겠지만 인간성이 상실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연극 ‘빅마더’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