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상용화 기술 밀리면… 한국, AI패권 전쟁서도 패배

Apr 22, 2026 IDOPRESS
출연硏 3곳 원장들 머리 맞대 …"AI發 전력수요 폭증 대비"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핵융합美·中, 2030년대 상용화 속도'인공태양' 핵융합 성공하려면광물관리·AI기술과 시너지를

출연硏 3곳 원장들 머리 맞대 …"AI發 전력수요 폭증 대비"


사실상 무한에 가까운 핵융합


美·中,2030년대 상용화 속도


'인공태양' 핵융합 성공하려면


광물관리·AI기술과 시너지를

"'전력 패권'을 선점하는 나라가 인공지능(AI) 시대 승자가 된다는 건 다들 알지요. 반도체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희토류를 확보하려는 자원 전쟁도 치열합니다. 이 같은 다층적 구조의 글로벌 에너지 전쟁에서 한국이 살아남으려면 '융합'과 '창의력'이 필수입니다."


'왕년에 연구 좀 해본 박사들'이 모였다. 지금은 대한민국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고 있는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 원장이다. 세 사람은 최근 대전의 한 카페에서 과학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키워드는 AI와 미래 에너지. 세 박사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와 AI 시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국민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설명했다. 각각 한국의 데이터(KISTI)와 광물자원(KIGAM),미래 에너지(KFE) 연구를 지휘하는 정부출연연구원 원장들답게 구체적인 액션플랜도 제시했다.


KISTI는 국내 최대 슈퍼컴퓨터를 운영하는 기관이다. 이식 원장은 "AI가 똑똑해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엄청난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며 "우리 슈퍼컴퓨터 역시 막대한 전기료와 안정적 전력 수급이 큰 숙제"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력 위기를 궁극적으로 돌파할 열쇠로는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가 꼽혔다. 오영국 원장은 "핵융합은 태양이 끊임없이 열과 빛을 내는 원리를 지구에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이라며 "가벼운 수소 원자들이 무거운 헬륨으로 합쳐질 때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바닷물에서 연료를 얻어 온실가스 배출 없이 무한에 가까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전 세계가 핵융합 상용화를 2050년대로 예상했지만 AI로 인한 막대한 전력 수요 탓에 미국과 중국 등은 이를 2030년대로 앞당기기 위해 앞다퉈 경쟁 중"이라고 강조했다.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왼쪽부터)이 대전의 한 카페에서 대담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있다.

세 원장은 '꿈의 에너지'를 우리 손으로 직접 실현하려면 세 기관의 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핵융합로 내부의 1억도가 넘는 뜨거운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가둬두려면 수없이 많은 변수를 순간적으로 계산해야 한다. 이때 KISTI의 슈퍼컴퓨터와 AI 기술이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핵융합 발전소를 짓고 연료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리튬이나 장치에 들어가는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을 탐사하는 역할은 KIGAM이 맡는다. 오 원장은 "이러한 거대 과학을 완성하려면 다양한 물리학과 제어 기술,우리나라만이 가진 탁월한 손재주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학에 AI 기술을 접목했을 때 우리 삶의 문제를 어떻게 직접적으로 해결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도 소개됐다. 권이균 원장은 "지난해 강릉 지역에 큰 가뭄이 들었을 때 AI를 활용해 지하수 부존 지역을 단 2~3주 만에 찾아냈다"면서 "이를 통해 하루 수천 t의 물을 공급하며 가뭄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기존 지질 탐사 방식이라면 6개월 이상 걸렸을 일이다. 소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이터 기술이 현장 과학과 만나 획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선배 과학도로서 AI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와 예비 과학자들에게 조언도 남겼다. 권 원장은 "혼자만의 창의력을 넘어서 많은 동료와 거대한 규모의 연구를 수행하면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게 정부출연연구원의 매력"이라며 인재들에게 보다 더 큰 꿈을 꾸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단순한 계산이나 판단은 AI로 넘어가겠지만,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새로 기획하고 설계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오 원장도 "탁월한 통찰력으로 인류에게 어떤 행복을 줄 것인지 고민하고,인간만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