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버트 박 ADB수석이코노미스트
중동전쟁,한국 성장률 하락 압력
원유 의존도 높은 한국 타격 클 것
연간 성장률 1.9%보다는 하향 전망
반도체 수출 호조가 한국 경제 버팀목
충격 요인 알기에 회복은 하게 될 것

앨버트 박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사무총장. [한국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0.9%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앨버트 박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에서 한국은행 출장기자단과 간담회를 열어 “중동 리스크는 성장을 낮추고 물가를 높인다는 점에서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도 “한국 역시 중동 전쟁으로 둔화되겠지만 반도체 사이클 영향에 따라 비교적 견조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호재를 가지고 있으면서 한국의 성장은 전반적으로 견고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다만 박 수석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최대 0.9%포인트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지만,전쟁 여파에 따른 성장 억제는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그는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유가 타격이 크고,이로 인한 물가 상승에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며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한국계 미국인 경제학자다. ADB에서 경제 전망 보고서 발간을 총괄하는 경제연구·개발영향국을 이끌고 있다. 그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해 원유 공급망 차질이 더 오래 지속되며 고유가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박 수석은 “지난주 ADB가 발간한 최신 기준 시나리오에서 유가가 올해 배럴당 평균 96달러,내년에는 배럴당 80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이러한 새 기준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해 0.9%포인트,내년에는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 호조 등의 요인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그는 확정된 전망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중동 분쟁과 관련된 성장률 하향 폭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반도체의 예상 밖의 호조를 감안하더라도 우리의 성장률 전망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DB는 7월께 수정된 경제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 수석은 반도체 경기 상승 사이클 자체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인공지능(AI)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현실화한다면 당분간 반도체 사이클도 꽤 오래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결국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물가 상승의 원인도 명확하다”며 “중동 전쟁이 끝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물가가 정상화될 것이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마르칸트 김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