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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AX는 국가적 과제…병원과 정부, 동시에 응답해야

Apr 21, 2026 IDOPRESS
매일경제·서울의대 공동기획 의료AX 위한 서울의대의 제안

매일경제·서울의대 공동기획


의료AX 위한 서울의대의 제안

지난 2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의사 중 의료 인공지능(AI) 활용 경험이 있는 자의 비율은 47.7%였다. 지난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현장의 AI 활용률은 5% 미만으로 더욱 낮았다. 해외의 의료 AI 전환(AX)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의료 AX 속도는 더욱 더디게 느껴진다. 국제약물경제학회(ISPOR)에 발표된 ‘중국 의사들의 AI 도입 현황’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의사의 AI 활용도는 91%에 달했다. 지난달 미국 의사협회(AMA)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의사의 81%가 의료 업무에 AI를 활용 중이었다.국내 의료계가 이같은 ‘AI 사각지대’를 벗어날 경우 예상되는 효과는 막대하다. 서울대 의대 의료빅데이터연구센터 분석에 따르면 현존하는 AI를 의료 현장에 도입할 매년 최대 21조3000억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이에 의료 거대언어모델(LLM),자율 수술로봇 등을 개발하며 국내 의료 AX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대 의대는 매일경제와 공동 기획을 시작하며 “국내 의료계는 AX가 가장 필요한 동시에 가장 더딘 분야”라며 “병원과 정부가 동시에 의료 AX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서울의대가 지목한 국내 의료 AX를 가로막는 장벽은 △AI 효과 반영 못 하는 보험심사 △의료 현장의 인프라 미비 △AI 외면하는 의료인들 △폐쇄적인 건강 데이터 관리 △의료AI 생태계의 부재였다. 서울의대는 이 장벽들을 넘어서기 위한 해결책 5가지를 제시하며 “의료 AX는 환자,정부,의료계가 함께 전진할 수 있는,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인 만큼 신중하고도 개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의료비 부풀리는 ‘건당 평가’ 대신 ‘환자 여정’ 중심의 보상도 필요”먼저 서울의대는 병의원의 AI 도입을 유도하기 위해선 의료 행위의 경제성 판단 기준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내 병의원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행 수가보상체계는 의료 행위마다 비용을 지급해 과잉 검사·처치에 따른 ‘의료비 부풀리기’를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의료 행위의 가치 측정 역시 5~7년 주기로 이뤄진다. 이에 의료 AI 등 혁신 기술은 사용 시 보상을 받기 어려워 사용할수록 병의원과 환자의 비용 부담을 키워왔다.서울시내의 한 건강보험공단 지사. [매경DB] 서울의대는 의료 AI가 검진·치료·재활 등 병원을 찾은 ‘환자 여정’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한 보상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환자의 검진·입원 등 일정을 관리해주는 AI가 대표적이다. 미국 미시간의대는 지난 2022년부터 의료 AI를 접목해 성인 입원 병상 배정과 응급실 대기시간을 각 33%,37% 줄여 연간 1950만 달러의 의료 수익을 추가했다. 공현중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의료 AI 등 혁신 기술에 초점을 맞춘 보상 체계를 도입하거나 환자 만족도가 높은 일부 기술에 대해선 한시적으로 재정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의료 AI 벤치마크로 병원 AX 투자·평가 기반 마련해야”다음으로 서울의대는 국가 차원의 의료 AI 벤치마크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대다수 의료 현장에는 AX에 필요한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았다. 이규언 서울대 의학과 교수는 “의료 AI 소프트웨어가 전국에 보급된다고 해도 컴퓨팅 자원,운영 인력,데이터 처리 시스템 등 인프라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의료 AI가 일부 선도기관의 시범사업에 머무르는 것도 다른 병의원이 참고할 벤치마크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규언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와 수술로봇 ‘다빈치’가 손가락을 맞대고 있다. [이승환 기자] 병의원별 AI 도입 수준을 평가하고 이에 상응한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이 있다. 단순히 AI 도입 여부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운영 역량,부작용 감시,활용 성과,암호화 수준 등을 항목별로 평가하는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다. 서울의대는 “객관적인 벤치마크와 정당한 보상이 주어진다면 병의원이 자연스레 AX에 나설 수 있다”며 “의료 AX 수준을 항목별로 지표화한다면 병의원마다 어느 분야에 투자할지 비교적 명확하게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안전한 AI 사용 위해 임상 참여 기회 보장하고 상시 모니터링해야”AI를 직접 활용할 의료인에게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의료인이 AI 도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법적 책임 소재와 기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다. 서울의대는 “의료인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의료 AX가 이뤄질 수 없다”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선 정부가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소아암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하기 위해 AI 기반의 심장 3D 모델을 환자의 가슴 위에 구현한 모습. [서울대 의대] 서울의대는 의료 AI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와 의료인의 임상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을 제안했다. 이형철 서울대병원 헬스케어AI연구원 부원장은 “특히 환자 상담형 LLM이나 임상의사결정지원 도구처럼 실제 진료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의료 AI는 도입에 앞서 관련 법제화가 필수”라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즉시 차단할 모니터링 체계는 물론,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임상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환자에게 의무기록 자기결정권 주고 AI 답변에 ‘오류 가능성’ 안내해야”서울의대의 4번째 제안은 환자가 의무기록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는 환자가 자신의 의무기록마저 쉽게 열람하거나 보유하지 못한다. 관련 문서 발급에 비용이 드는 것은 물론,의무기록이 각 병원,정부 부처 등에 파편화된 탓에 환자별 의무기록을 정확히 파악하기도 어렵다.한 의료인이 쌓여있는 진단서 업무에 허덕이고 있다. [독자 제공] 서종모 서울대 의료정보전공 주임교수는 “환자별 의무기록 등 각종 의료 데이터를 누구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각종 데이터를 찾고 허가 받는 데에만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비된다. 각 환자가 의료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고 보관할지 권한을 부여하고 안전성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AI 챗봇와 건강 관련 대화를 할 경우에도 AI의 답변에 ‘오류 가능성이 있으며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는 등의 문구를 삽입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실증 위주의 교육·평가로 의대생 최소 10%는 융합 인재로 키우자”마지막으로 서울의대는 의료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의료와 AI를 모두 이해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의대는 “의료 AX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의료 AI에 대한 몰이해”라며 “의료와 공학,경제,사회 등을 연결할 인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서울의대는 매년 의대 정원의 10% 이상을 의료 AI 전문인력 등 융합인재로 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서울대 의대 경영경제동아리 MDWinners와 김주한 서울대 의대 교수가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를 위해선 국제 우수 학술대회(TTC) 성과 인정 범위를 의료 AI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재준 서울대 의대 학장은 “AI 분야는 속도가 무척 중요한 만큼,오랜 시간이 걸리는 학술지 등재 외에도 TTC 발표를 성과로 인정하는 추세가 생겼다”며 “하지만 의료 AI는 여전히 TTC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수 성과를 적시에 평가한다면 우수 인재들의 도전적 연구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AX로 K의료 혁신] 시리즈<1>-[단독]병원에 AI 전면 도입하면 의료비 매년 21조 아낀다-“매일 2~3시간 진료 대신 행정업무”…AX로 의사 부담 줄여야-[단독]AI 활용해 진단서만 작성해줘도 빅5병원,하루 2000명 환자 더 본다-환자들 챗GPT에 심층상담 받는데…병원은 AI 활용에 소극적-[인터뷰]“AI 도입땐 진단 정확도 높아져 지역간 의료 편차 확 줄어들 것”<2>-[단독]수술로봇 승인 中 145 vs 韓 0-“AI 신기술 개발해도 현실화 산넘어산…다 해외로 떠날판”-투자 여력 없고 시스템 제각각…병원 의료AI 도입 ‘그림의 떡’-[인터뷰] 의료데이터 활용장벽 확 낮춰야 AI 혁신 나올 것<3>-AI가 수백명 24시간 관찰 …위험 신호땐 의사가 전화·왕진까지-[인터뷰]“국내 첫 한국형 의료 LLM 개발…지방·동네 의원서도 수준급 진료 가능”<4>-“AI시대 대체불가 의사가 꿈…환자의 삶 확 바꿀 신기술 도전”-K바이오 ‘의사 창업’ 붐…의료현장에 뜬 문제 해결사<5>-서울의대의 제안 “의료 AX는 국가적 과제…병원과 정부,동시에 응답해야”-[기자24시]의료 AX 가로막는 건보 제도